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서평

관리자
2019-07-19


1.

"넌 누구니?" 애벌레가 물었다.

"저,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만 해도 알았는데, 그 뒤로는 여러 번 바뀐 것 같거든요."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알아듣게 말을 해!"

"저도 어떻게 설명을 못하겠어요. 아시다시피 전 제가 아니거든요."

p.76~77


재원생각 >

문득, 카뮈의 이방인이 떠올랐다.

범죄를 일으킬 만한 전과도, 심성의 문제도 없었던 주인공 뫼르소는

우연한 어느 날엔가 태양이 너무나 강하게 비춰져서 짜증이 났고, 결과적으로 아랍인을 총으로 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무척 이성적인 존재인 듯하나
순간의 감정에 의해 전혀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참 아이러니하고 어리둥절한 애벌레와 앨리스의 질의응답이지만, 나는 그 안에서 인간을 바라보게 된다.


지금은 자신이 누구인지 잘 모르겠다는 앨리스의 답변
오늘 아침 이후 다양한 모습으로 변한다는 것

인간은 지금 이 순간의 <감정>에 의해 
이런 사람일 수도 있고, 어떤 때엔 전혀 다른 사람이 되기도 한다.  

문득, 나 이재원은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이 떠올랐다.
찬찬히 곱씹어 생각해 볼만한 의미있는 질문이었다.


2.  

'다른 사람 눈에 보이는 대로 행동하라.'
좀 더 간단히 말하면, '절대 네 자신이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치는 모습과 다르다고 생각하지 마라.
과거의 네 모습이나 너였을지도 모르는 모습은 그 이전에 다른 사람들에게 보였던 너의 모습가 다르지 않으니까.'
(P.168)


재원생각 >

'다른 사람 눈에 보이는 대로 행동하라.' 나는 이 말이 특히 불편하게 느껴진다.
가깝고도 먼 사이인 친누나들이 내 귀에 못이 박히게 말한 탓이다.

항상 남을 의식할 것, 남이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을 피하기 위해
적당한 경계 위에서 남의 시선을 의식한 차림새, 직업, 취향 등을 설정해야 하는 것

과연 그것만이 옳은 삶이라 주장할 수 있을까?

공작부인 왈 '절대 네 자신이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치는 모습과 다르다고 생각하지 마라.' 

나는 공작부인의 주장에 대해 전면 부인한다.   


나 자신은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치는 모습과 다를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타인)이 누구인지, 어떤 생각을 지니고 있는지 각각 때에 따라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세계관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기에 무작정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기보다는
이 순간 나와 마주한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더욱 깊이 이해하기 위해 힘써야 하는 게 아닐까?

이런 면에서 공작부인은 꼰대 중에 꼰대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읽고 느낀 점

이 책은 동화책이다.
그리고 앞뒤가 맞지 않는 아이러니한 사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연속적으로 일어난다.
따라서 성인의 입장에서 분석적으로 보자면 한도 끝도 없이 어이가 없는 책이다.

반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는 과연 앞뒤가 맞는 일들의 연속일까?

가만 생각해보니 내가 살아가는 현실 세계 역시 앞뒤가 맞지 않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타인과 내가 함께 공존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철저하게 다른 사람(타인)인 것이다.

다소 아이러니한 내용의 동화 속에서
어른으로 살아가는 나의 현실 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재원